가롯 유다의 운명(fate)과 자유

Abstract

이성의 체계 속에서 인간의 자유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체계 속에서 모든 것은 필연적 연관 속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의 체계 속에서 인간의 자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체로서의 인간의 자기규정이 어떻게 가능한지가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인간의 실제적 자유를 설명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유다가 보여주듯이, 인간은 스스로를 규정함으로써 때로는 자기를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실제적 자유가 설명되기 위해서는, 그 자기규정이 자기 파괴일 수도 있음을 또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자기규정과 자기 파괴가 이성의 체계 속에서 어떻게 부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 논문은, 셸링의 『인간 자유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분석함으로써, ‘이성의 체계’ 속에서 인간의 자유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셸링에 따르면 인간의 자유란 선과 악에 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그러한 자유를 설명하려면, 어떻게 악이 이성의 체계, 즉 ‘범신론’ 속에서 성립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하면, 어떻게 악이 창조의 질서 속에서 성립하게 되는지가 먼저 해명되어야 한다. 본 논문은 셸링의 논구를 고찰함으로써, 인간의 실제적 자유는 체계 전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유다의 경우에서처럼 운명과 함께 묶여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