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가 이해한 초기 헤겔 철학 - 「헤겔의 정신철학 강의」(1897)를 중심으로

Abstract

듀이는 시카고 대학교에서 1897년에 헤겔의 정신철학에 관해 강의를 했다. 이 강의 중 예나 시기 이전까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초기 헤겔 철학에 관한 듀이의 이해가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이 검토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듀이는 초기 헤겔 철학에서 ‘객관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관한 듀이의 구체적인 논의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듀이의 ‘객관주의’에 대한 강조가 객관적 사태를 중시하는 헤겔의 관념론적 입장에 대체로 상응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초기 헤겔의 문제의식이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종교 비판과 관련되어 있고, 또한 이 비판이 칸트 철학에 대한 비판적 수용과 함께 한다는 듀이의 해석은 초기 헤겔 철학과 관련하여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듀이에 의하면 초기 헤겔은 피히테의 주관주의와 셸링의 객관주의를 모두 비판하면서 ‘실행성’으로서의 통일을 제시한다. 이 점에서 듀이는 헤겔을 ‘위대한 실행주의자’라고 부르며 이 실행주의를 자신의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토대로 할 때, 주로 부정적인 관점에서 해석되어 온 듀이와 헤겔의 관계가 재검토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며, 듀이의 실용주의와 헤겔의 사변철학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영미철학과 독일관념론 사이에 상호 소통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