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湖亭 詩會 시인의 의식 연구

Abstract

조선 후기 문학 담당층이 확대되고 문예의식이 고양되면서 남성 문인들은 지역이나 교유관계, 신분적 유대관계를 중심으로 다수의 문인 집단과 시사를 형성하였다. 이런 시류 속에 여성의 학문과 문학 활동도 활발해졌으며, 그동안 각자 문학 활동을 하던 여성 시인들이 용산 한강변 정자에 자주 모여 교류하며 시작 활동을 했다. 이 여성 시인들은 규당학사 김덕희의 소실인 금원과 연천 김이양의 소실인 운초, 화사 이상서의 소실인 경산, 송호 서태수의 소실인 죽서, 주천 홍태수의 소실이며 금원의 아우인 경춘이었다. 다섯 명의 여성 시인은 모두 양반의 소실들로서 금원의 거처인 삼호정에 자주 모여 시회를 열었다. 삼호정 시회는 최초의 여성 시회라는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며, 삼호정 시회 시인들은 시작 활동과 교류를 통해 그들 집단만의 고유한 문화를 형성하였다. 실제로 이들이 남긴 시문을 읽어보면 동일한 내용을 다룬 작품이 많은데, 이는 그들의 공통된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호정 시회 시인의 의식은 크게 남성 지향 의식과 투철한 작가 의식, 그리고 여성 연대 의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남성 지향 의식은 호방한 기개와 지기, 선비・군자적 풍모 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서 호방한 기상과 의지와 기개, 선비, 군자의 면모를 찾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결코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 기개와 재능을 갖추고 있음을 자부하며,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여성 시인들은 시 쓰는 법을 꾸준히 연마하며 시문의 공교함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투철한 작가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같은 신분이며 시인이라는 동질감 속에 강한 여성 연대 의식을 갖고 시회 시인 관계를 넘어 형제애에 가까운 돈독한 정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