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녀문학의 역사적 전통과 소녀상의 변모 엠미 폰 로덴의 소설 『반항아』를 중심으로

Abstract

‘소녀’는 아이에서 여성으로 성적 특성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사춘기를 겪는 사람으로서, 12세부터 18세까지의 연령층을 대표하면서, 통상적으로 청년과 소년을 아우르는 의미인 ‘청소년’의 범주 안에서 인식되었다. 이러한 소녀를 대상으로 한 소녀문학이 1980년대 이래로 많은 연구자들의 의해 다양하게 연구되고 그 문학적 전통 역시 활발한 문학창작으로 이어져 발전되어 왔으며, 여성해방의 맥락과 맞물려 페미니즘문학 안에서 조명되면서 새로운 연구관심을 촉발시키기 시작하였다. 국내의 아동청소년문학 연구현황을 살펴볼 때, 독일어권 소녀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와 분석이 거의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아동청소년문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 이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독일어권 소녀문학의 발달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소녀문학의 선구자로서 또한 문학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대표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인 엠미 폰 로덴 Emmy von Rhoden 의 소설 『반항아(反抗兒) Der Trotzkopf』를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소녀의 고유문화에 대한 문학적 인식과 문학적 형상화를 살펴보는 동시에 문화의 특징적 현상으로서 소녀상의 변모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로덴은 그녀의 소녀소설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소녀가 독서와 훈계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스스로 글을 쓰는 예술창작의 주체로서 사물과 세계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관점을 갖고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현모양처로서의 교육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받는 소녀의 모습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소녀문학에 노정된 소재와 주제들이 제한적이고, 소녀를 위한 문학작품도 교육이라는 특수한 목표에서 벗어나 예술작품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로덴의 작품도 동시대 연구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로덴의 소녀소설 역시 소녀의 반항적 기질을 제어하고 여성적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교육화와 사회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소녀문학의 범주에 자리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소녀독자에게 책 읽는 흥미를 줄 뿐만 아니라, 주인공과 같은 또래의 소녀들에게는 소원환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키면서, 높은 사회계층으로의 신분상승에의 욕구를 실현가능한 것처럼 내비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녀문학이 성장기의 소녀에게 연령에 알맞은 예술작품을 제공하고 개인의 정체성, 시대의 변화와 사회문제들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문화적 소통공간이라는 사실과 새로운 양상을 띠며 1970년대 이후 변화하면서 문학시장의 중요한 자리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현대적 시각에서 소녀문학에 대한 새로운 자리매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