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동조, 그리고 조직간 유사성의 패러독스:춘천지역 사업체의 인력충원에 대한 연구

Abstract

이 논문은 조직간 유사성이 개별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두 가지 이론적 입장을 검토한다. 경쟁효과가설에 따르면, 조직간의 유사성은 희소자원에 대한 경쟁을 유발하여 조직의 활동과 운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에 동조효과가설은 조직간의 유사성이 정당성의 원천이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로부터 상징적 자원과 투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핵심적인 기제라고 본다. 이 두 이론적 입장은 많은 연구에서 지지되었지만, 유사성이 경쟁과 동조의 효과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조건을 밝히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에서는 경쟁효과가설에서는 무시되었고 동조효과가설에서는 주어진 것으로 간주되었던 규범적 청사진의 제도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에 따라 유사성의 효과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밝힌다. 시장 행위자의 행동과 선택을 규제 혹은 안내하는 규범적 청사진은 시장거래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추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개입함으로써 거래의 짝짓기를 용이하게 한다. 이 경우 경쟁은 억제되고 조직간 유사성은 동조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규범적 청사진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시장행위의 불확실성은 매우 높고 조직간의 유사성은 오히려 경쟁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주장을 춘천지역의 노동시장에 적용하여, 사업체들간의 인력채용 방식과 인력구성의 유사성이 인력충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우선 산업별 규범이 매우 약한 모집원(recruitment method)의 경우, 모집원 중복이 증가할수록 인력충원의 어려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산업별 규범이 매우 강한 종업원 인력구성의 경우를 보면, 인력구성이 동종 산업의 다른 사업체들과 유사할수록 인력충원의 어려움은 유의미하게 줄었다. 이 결과는 규범이 정당성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시장행위자들의 행동을 안내함으로써 시장에서의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촉진한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또한 경쟁과 동조의 두 메커니즘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한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