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부흥의 기획과 '조선적인 것'의 형성

Abstract

고전부흥은1930년대 전개된 조선학운동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조선학운동이 식민제국의 제도적 틀 속에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고전부흥의 기획은 양가적 의미를 갖는다. 고전부흥의 기획은 식민지 상황의 극복을 위해 민족적 동일성 회복을 욕망하였지만, ‘조선적인 것’을 과거로부터 소환하여 절대화한 나머지 역사적 현실을 괄호화함으로써 식민 지배의 논리로 귀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조선적인 것’이 ‘일본적인 것’과의 동일성에 기반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적인 것’데, 이는 식민지적 조건에서 표출된 민족적 동일성 회복의 욕망은 궁극적으로 그 욕망이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조선적인 것’을 폐기할 때에야 비로소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전부흥의 기획을 추동한 ‘조선적인 것’에 대한 욕망이 이처럼 아이러니한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은 제국과 식민지가 서로 적대하는 길항 관계를 맺으면서도 서로에게 기생할 수밖에 없는 대립의 정치학이 작동하는 식민지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