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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시인 신동엽이 쓴 라디오 대본에서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어떻게 인용되었는지 분석한 연구다. 이 연구를 통해 신동엽이 생각하는 사랑, 괴테가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겠다. 신동엽이 ‘짝사랑’이라고 할 때 그 사랑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을 넘어선다.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 같지만 그 사랑은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랑(오페레타 <석가탑>)이다. 궁을 탈출한 여인과 혁명에 가담한 청년의 사랑 같지만 그 사랑은 개벽을 꿈꾸는 사랑(서사시 ≪금강≫)이다. 현대 전쟁에서 낙오한 남녀 병사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신동엽은 냉전을 극복하는 비극적 사랑(시극 <그 입술이 파인 그늘>)을 재현하기도 했다. 그 핵심에 대지와 시와 혁명을 사랑하는 ‘전경인(全耕人)적인 사랑’이 자리한다. 극분업화된 인간을 넘어 “모든 인식을 전체적으로 한 몸에 구현한 하나의 생명”을 지난 인간을 그는 ‘전경인(全耕人)’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전경인이 하는 짝사랑은 극분업화된 사랑을 넘어서는 자연과 혁명과 남녀가 사랑하는 총체적인 사랑일 것이다. 그 총체적인 사랑은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 그리고 이후에 ≪파우스트≫까지 이어지는 괴테의 사랑과 통한다. ≪젊은 베르터의 고뇌≫에 나오는 표면적 주제인 사랑, 이면적 주제인 당시 고정관념을 부수려는 혁명적 개인의 모습을 신동엽은 라디오 대본으로 쓰지 않았을까. 괴테의 이 소설에는, 첫째 지고지순한 사랑, 둘째 혁명적 의지, 셋째 생태 공동체의 사유가 들어 있다. 사랑과 혁명의지와 생태 공동체를 작품화 한 괴테의 세계관은 신동엽의 작품 세계와 유사하다. 그것은 A에게서 B가 영향을 받았다는 진화론적인 관계가 아니라, 신동엽의 아잇적부터의 사유가 괴테의 사유와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괴테의 세계관과 신동엽의 세계관은 많이 닮았다. 만난 적 없는 두 작가, 우연하고도 아름다운 두 사상가의 만남이다.
키워드
- 제목
- 신동엽의 라디오 대본과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뇌≫-신동엽 연구(9)-
- 제목 (타언어)
- A study on Shin Dong-yeop’s radio script and Goethe’s “Young Werther’s Anguish”.
- 저자
- 김응교
- 발행일
- 2021-04
- 저널명
- 한국언어문화
- 호
- 74
- 페이지
- 37 ~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