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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켈만의 단편 너는 떠났어야 했다는 현재의 독일어권 스위스를 무대로 하는 이야기다. 단편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아내와 네 살짜리 딸과 함께 산속의 외딴 별장에 칩거한 한 시나리오 작가의 기록이다. 12월 2일에서 8일까지의 기록에서, 7일까지만 날짜가 기입되어 있고, 날짜 기입 없이 시작되는 8일의 기록은 문장 한 가운데서 갑자기 중단된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더욱이 자신의 기록을 훑어보던 1인칭 화자는, 더 늦기 전에 떠나라는 수수께끼 같은 문장을 읽게 된다. 쓴 기억은 없지만 이 문장은 분명 그가 쓴 것이다. 이 문장은 어떻게 기록되었을까? 1인칭 화자가 “이 장소가 [...] 덫”임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 본 논문의 테제는 이 장소가 시나리오 작가에게 덫이듯이 이 텍스트가 독자에게 덫이라는 것이다. 작품 속의 문장인 이 단편의 제목은 그대로 독자에게도 적용된다: ‘넌 더 읽지 말아야 했어. 이제 너무 늦었어’. 단편의 결말은 독자를 잠재적으로 끝없이 몰두하게 하는 두 개의 수수께끼를 노정하기 때문이다. 켈만의 단편 너는 떠났어야 했다는, 본 논문이 입증하고자 하는 바, 환상 문학의 주요 작품인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아서 고든 핌 이야기의 전통을 잇는다. 포의 소설은 핌과 그의 동행인이 환상적인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중단된다. 켈만의 1인칭 화자 역시 다른 세계의 문턱에 서 있다. 단편에서 산 모티프는 하늘과 땅의 상징적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경 속 야곱의 꿈을 생각나게 하는 1인칭 화자의 꿈에 “메루산”이 나타난다. 따라서 단편의 결말은 1인칭 화자가 다른 세계로 사라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것이 어떤 세계인지는 독자가 풀어야 할 수수게끼다. 이 다른 세계에 대해 텍스트가 제공하는 힌트는 “메루산”에서 4차원 내지는 고차원의 세계까지 다양하다. 이는 포의 소설 외에 핌의 전통을 잇은 또 다른 작품, 르네 도말의 소설 마운트 아날로그가 켈만 단편의 또 하나 중요한 연관텍스트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켈만의 단편은 스테판 킹의 샤이닝을 각색한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도 암암리에 지시한다. 본 논문이 상호텍스트적 분석을 통해 보여주려고 시도한 바, 큐브릭의 공포영화는 단편의 밑그림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떠나라는 요구가 어떻게 주인공의 기록 속으로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을까 라는 수수께끼는 큐브릭 영화 끝장면의 수수께끼, 1970년대 말 미로에서 동사한 잭 토랜스가 어떻게 1921년에 찍은 사진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라는 수수께끼와 연결된다. 독자는 단편이 제시하는 수수께끼들을 혼자서 풀어야 한다. 이상적인 것은 쥘 베른과 H. P. 러브크래프트가 핌의 이야기를 이어서 쓴 것처럼, 두 개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단편의 끝에 있는 세 쪽의 빈 페이지는 핌의 빠진 장을 생각나게 하면서 이를 뒷받침한다.
키워드
- 제목
- 덫으로서의 텍스트: 다니엘 켈만의 환상적 단편 너는 떠났어야 했다
- 제목 (타언어)
- The Text as Trap: Daniel Kehlmanns Fantastic Narration You Should Have Left (2016)
- 저자
- CHRAPLAK MARC
- 발행일
- 2019-12
- 저널명
- 헤세연구
- 권
- 42
- 페이지
- 153 ~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