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체를 통해 본 영조 글쓰기의 특징

Abstract

이 연구는 영조 어제첩 가운데 문답체를 대상으로 하여 영조의 글쓰기 방식의 특징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문답체라 함은, 문면에 질문자와 응답자가 등장하여 문답을 진행하는 구성 방식을 택한 글을 말한다. 질문자와 답변자의 관계가 국정과 관련한 상대와의 대립인지 화자의 내면적 갈등인지에 주목하여 논의의 순서를 나누었으며, 각각의 경우에 문답의 과정이 설득적인지 아닌지를 살폈다. 그리하여 2장에서는 국정의 문제로 조신들과 대립한 일을 소재로 삼은 작품을 살폈으며, 3장에서는 국정 또는 일상과 관련한 화자의 내면 갈등을 문답을 통해 풀어가는 방식을 살폈다. 4장에서는 다층 문답과 의인화 문답에서는 외부와의 대립과 내적인 갈등을 한 작품에 모두 담아내거나, 셋 이상의 문답자가 등장하는 경우, 무생물을 의인화한 문답 들을 살폈다. 2장에서의 문답 과정은 설득의 방식으로 대립을 해결하는 경우와 일방적으로 분노를 표출함으로써 울분을 해소하는 경우로 구분되었다. 3장에서의 문답 과정은 일관되게 설득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내적 갈등을 드러낸 뒤 성찰과 경계를 다짐하거나 설득의 방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변명하였다. 4장에서의 문답 과정에는 설득과 분노 토로, 희화적인 장치 등이 나타난다. 문답 구성을 활용하여 작가 영조가 글쓰기를 즐기며 작가로서의 실력을 마음껏 드러낸 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하여 영조 어제첩 전체를 통해 볼 때 정치적 사안을 다룬 비중은 낮지만 문답체로 한정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정치적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문답 구성이 매우 효과적인 글쓰기 방식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