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위험이 회계감사 계약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본 연구는 최근 감사인에 대한 소송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감사인별로 소송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의 정도가 다른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선별적인 감사계약 체결을 통한 소송위험 감소 노력이 Big 4와 Non-Big 4 사이에 차이를 보이는지 검토하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 그리고 집단소송제 도입 이후 Big 4의 선별적 감사계약 체결현상이 더욱 강화되었는지도 분석하였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Big 4로부터 감사를 받는 기업의 재무건정성이 Non-Big 4로부터 감사를 받는 기업의 재무건전성보다 유의적으로 좋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Big 4가 소송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재무적으로 건전한 기업들과 선별적으로 감사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Big 4 고객과 Non-Big 4 고객 간의 재무건전성 차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ig 4의 선별적 감사계약 체결현상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 보다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집단소송제 도입 이후에 Big 4 고객과 Non-Big 4 고객 간의 재무건전성 차이가 더욱 커졌다. 집단소송제 도입으로 인해 소송위험이 커지면서 Big 4의 선별적 감사계약을 통한 소송위험 감소 노력이 더욱 강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최근 감사인에 대한 소송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Big 4가 Non-Big 4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소송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정보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스럽지만은 않다. 회계부정을 범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고품질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음으로써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데 시장은 오히려 그 반대로 형성되고 있다. 소송위험이 높은 기업들에 대해 Big 4가 감사계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그들은 Non-Big 4와 감사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공시되는 재무제표의 신뢰성은 더욱 떨어진다. 그렇다고 Big 4에게 소송위험이 높은 고객과 강제로 감사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상장법인을 감사하는 Non-Big 4에 대해서 감사품질을 Big 4 수준으로 높이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처럼 상장법인을 감사할 수 있는 감사인 등록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장법인을 감사하는 감사인에 대해서는 품질관리감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