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적 애국주의를 통한 한국 민족주의의 전유

Abstract

이 연구는 기존의 민족주의에 대한 옹호론과 결별론, 그리고 열린 민족주의라는 잠정 합의의 한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여전히 민족주의는 대중의 정체성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적인 힘이다. 따라서 관념적인 비판보다는 민족주의의 구성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 성격을 ‘전환’시켜 현재 한국 사회에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민족주의는 기본적으로 감정의 성격을 갖고 있고 동시에 각 민족의 특수한 경험에 의존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애국주의는 민족애라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성격을 자유의 공화국에 대한 충성이라는 인위적인 감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필수적이고, 공화주의는 시민 덕성과 법치라는 일반적 속성을 바탕으로 자국의 특수한 경험에 근거하는 정치체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으로서 민족주의의 특수성을 전화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비롤리가 재구성한 공화적 애국주의는 자체 역사와 문화를 가진 특정 공화국의 법, 정치체제, 생활방식에 충성하는 정치사상으로서 기존에 민족주의가 대신했던 통합과 진보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대안이다. 공화적 애국주의는 현재 좌우파 갈등의 핵심인 ‘기억의 공동체 만들기’와 ‘경제 사회적 불균형 해소’ 문제에 대해 최소 합의의 기준을 제시하여 생산적인 토론을 통한 효과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