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식민지 역사에 대한 포스트모던 내러티브 － 크리스티안 크라흐트의 소설 <제국>의 서사기법

Abstract

2012년에 출판된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Christian Kracht의 소설 『제국 Imperium』은작가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 못지않게 비평계의 관심을 끌며 찬반양론으로 나누어지는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20세기 초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당시 독일의 식민지였던 남태평양 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때 게오르크 디에츠 Georg Diez는 슈피겔지를 통해 크라흐트의 인종차별주의적 세계관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에 대해얀 퀴벨러 Jan Küveler를 위시해서 여러 비평가들은 디에츠가 크라흐트의 유머와 아이러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여 혹평을 했다고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로타르 슈뢰더 Lothar Schröder는 크라흐트의 작가적 역량을 다니엘 켈만에 비교하면서 디에츠의 몰이해와 무지에 대해 분개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크라흐트를 인종차별주의자로내모는 비판보다는 그의 반어적 서술기법과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옹호하는 평가가 더많이 나오면서 이 소설에 대한 초기의 오해들이 많이 잠식되었다. 뿐만 아니라 크라흐트는 이 소설이 나온 해에 스위스 베른 주가 수여하는 문학상과 독일 브라운슈바이크시에서 빌헬름 라베 문학상을 수상하며 그의 명성을 드높였다. 또한 소설 『제국』은 스페인, 덴마크, 터키, 러시아, 루마니아, 헝가리,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지에서 번역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에 번역본이 나왔다. 이렇듯 화제작으로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끈 『제국』은 나체주의자이며 채식주의자였던 실존인물 아우구스트 엥엘하르트 August Engelhardt의 모험적 삶을 서사의 중심에 두고 있다. 그는 코코야자의 열매만 먹으며 대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사는 공동체를이루고자 하는 이상을 안고 독일의 식민지 뉴기니섬으로 먼 항해 길에 오른다. 항해중에 만난 고빈다라얀 Govindarajan을 이념의 동지라고 믿었으나 자신이 지닌 돈의 대부분을 그에게 빼앗기게 되고, 식민지에 도착해서는 대토지소유자며 부동산 중개업을하는 엠마 포르사이트 Emma Forsayth에게 속아서 쓸모없는 섬 카바콘을 사들인다. 기만과 사기, 배반은 엘엥하르트의 삶을 늘 따라다니며 그의 영혼과 육체를 황폐화시키고, 남태평양의 한적한 섬에서 코코야자공동체라는 이상향을 세우려던 그는 점차 괴벽을 지닌 반유대주의자로 변모해가며 급기야는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먹기까지 하는 식인주의자로 전락한다. 1차 대전의 발발과 더불어 그가 경영하던 카바콘섬의 코코야자농장은 오스트레일리아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그는 쫓겨나는데 적군 장교가 건네는 6 파운드의 보상금을 거절한 채 어디론가 사라진다. 엥엘하르트가 다시 발견된 것은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인데 남태평양의 아주 외딴 섬에서 말할 수 없이 메마른 모습으로미군에 의해 발견된 그는 곧 관광명물이 되고, 그의 이야기는 헐리우드판 영화로 재현된다. 디에츠와 같은 비평가가 오해할 만하게 소설은 상당부분 식민주의자들의 언어를 간접화법으로 제시하기도 하고, 후반부에서는 주인공 엥엘하르트의 캐릭터가 분열되어나타나는가 하면, 놀데와 페히슈타인 같은 실존 인물들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기도하면서 내러티브가 복잡해지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 유형 면에서 이 소설은 역사적 모험소설이라고 볼 수 있으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나 역사적 사실들을 의도적으로왜곡하거나 아이러니 기법으로 표현하면서 역사나 시대적 현실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담는 일종의 메타역사서술 Metahistoriographie이라고 할 수 있다. 일견 사실주의적으로보이는 소설의 서사기법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단히 포스트모던하다. 본 논문에서는 크라흐트 소설의 이와 같은 특징들을 포스트모던 내러티브라는 관점에서 분석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현대 독일문학이 나아가는 방향을 가늠하고자 한다. 논문의 본론에서는 먼저 소설 『제국』의 출간 즈음에 독일비평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논쟁의 이슈들을 살펴본 후, 소설의 서사기법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포스트모던 내러티브라고 특징화할 수 있을 크라흐트 소설의 미학적 특징과 현실인식을 밝히고자 한다.

Christian Krachts Roman Imperium loste gleich nach seinem Erscheinen im Februar 2012 heftige Diskussionen unter Kritikern, Autoren und Journalisten aus. Die scharfste Kritik am Roman ubte Georg Diez, der im Magazin Der Spiegel schrieb, dass Imperium “von einer rassistischen Weltsicht durchdrungen” sei. Darauf folgten diverse Pro- und Kontra-Meinungen uber den Roman. Die meisten positiven Rezensionen lobten den Roman, indem sie Krachts humoristische und ironische Schreibweise anerkannten. Mit der Zeit uberstiegen die positiven Meinungen die negativen. Noch im selben Jahr wurden dem Autor zwei Literaturpreise verliehen, der Grosse Literaturpreis von Stadt und Kanton Bern und der Wilhelm-Raabe-Literaturpreis. Damit fanden die Diskussionen ein Ende und auch Krachts Ruhm als Autor wurde verteidigt. Es liegt durchaus auch im Interesse der Auslandsgermanistik, zu erforschen, wie ein neu erschienener deutscher Gegenwartsroman vom dortigen Literaturmarkt sowie von der Kritik rezipiert wird. Außerdem handelt Imperium von der deutschen Kolonialzeit in der Sudsee, was heute ein seltener Fall ist. Mit einem solcherart gearteten Interesse versucht die vorliegende Untersuchung zunachst sich den literarischen Diskussionen um den Roman Imperium zu nahern. Daruber hinaus wird untersucht, wie Kracht die historische Geschichte von dem Vegetarier und Nudisten August Engelhardt, der versuchte zu Beginn des 20. Jahrhunderts auf der Insel Kabakon innerhalb der deutschen Sudseekolonie eine utopische Gemeinschaft zu stiften, literarisch bearbeitet hat. Der Schwerpunkt der Arbeit liegt vor allem darin, die im Roman angewandte Erzahltechnik herauszuarbeiten. Im Anschluss an die Analyse des Romans wird aufgezeigt, wie Kracht den historischen Stoff aus postkolonialer Perspektive sowohl metahistoriographisch als auch metafiktional, metanarrativ und intertextuell verarbeitet. Dadurch gewinnt der Roman den ausgepragten Charakter einer postmodernen Erzahl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