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녀시조의 전개 양상과 성격

Abstract

기녀시조에 남녀 간 애정을 다룬 노래 외에 자존의식이나 인생무상, 탄로, 시대의식 등을 다룬 작품이 있어 기녀시조의 또 다른 성격 구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녀시조의 이런 성격은 작품을 통시적으로 볼 때 좀 더 명확히 나타난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기녀시조를 사적으로 정리하고 그 전개 양상과 성격을 기녀제도의 변화에 따른 기녀의 존재 위상과 관련지어 고찰했다. 기녀의 사회적 기능이 부각되던 조선 전기에는 자신의 위상을 반영하듯 적극적이며 능동적 자세를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그러나 기녀의 사회적 기능의 축소로 기녀의 위상이 현저히 약화된 조선 후기, 그들은 소극적, 수동적 자세로 체념과 감사, 탄로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기녀는 20세기 초 기녀의 공식적 기능과 역할이 폐지되면서 존재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에 대한 내적 성찰로 개인적 자아를 넘어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였으며 성숙한 의식의 각성으로 사회의식과 시대정신을 발현하였다. 이렇게 기녀시조는 초기에는 외면적 성향을 띠고 있던 것이 후기에는 의식의 각성으로 내면적 성향을 띠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기녀의 사회적 존재 위상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후기로 갈수록 작품 수가 감소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