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회의 토론교육과 토론문화의 형성과정

Abstract

협성회는 체계적인 토론교육을 받은 인재를 양성하여 이를 통해 전 국민을 계몽하려는 기획 아래 1896년 11월 30일 배재학당 내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토론회이다. 기존 논의들은 서구의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서재필에 주목하여, 서재필의 업적에 치중하거나 또는 독립협회의 자매단체로 보는 시선에 머물러 있다. 본 논문은 협성회의 토론교육이 1890년대 후반의 계몽운동을 관통하는 토론문화의 형성과정에 기초를 제공했다는 점에 주목하여, 협성회의 토론교육의 성과의 의의를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협성회의 설립과정에서부터 단계별 활동과 변모과정을 고찰했다. 협성회가 설립된 1896년 11월부터 약 6개월간의 초창기에는 배재학당 내에서 체계적인 토론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1897년 여름 2기에 접어든 협성회는 가두연설에 나서고 일반 시민들을 공개 토론에 끌어들이는 등 민중계몽에 앞장섰다. 1898년 1월부터 3기에 접어든 협성회는 『협성회 회보』와 『일신문』을 발간하여 협성회의 활동사항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만민공동회와 의회설립운동에 가담하여 민중단체로 변모했다. 3장에서는 협성회의 단계별 특성에 따른 교육 내용과 활동을 중심으로 1890년대 후반 토론문화의 형성과정에 미친 성과와 의의를 진단했다. 3.1장에서는 토론방법과 규칙의 학습에 치중했던 초창기를 중심으로 토론교육의 형식적 성과를 살펴보았다. 토론규칙은 ‘의회식 토론’에 기초한 것이고, 협성회규칙은 게이오기주쿠의 미타연설회 규칙을 모본삼은 것이다. 협성회의 토론규칙과 회의 운영규칙은 독립협회의 운영 규칙과 토론규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국내 토론규칙의 근간을 정립했다. 3.2장에서는 협성회의 토론활동과 의의를 고찰했다. 협성회는 국민들을 여론의 형성과정에 참여시켰을 뿐 아니라 독립협회 내 토론회를 설치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또한 협성회의 시국토론은 만민공동회와 의회설립운동과 같은 민중정치운동의 기본 유형으로 정착됐다. 본격적인 민중단체로 변모한 협성회는 만민공동회에 학생세력으로 가담하는 한편, 의회설립운동에도 적극 앞장섰다. 협성회는 학생 토론회로 출발하였으나 세운 독립협회의 ‘자매단체’나 ‘제자단체’에 머물지 않고 자주개화의 혁신세력을 대변하면서 민회활동의 기초를 제공하는 등 토론문화를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