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예외주의와 국제적 법의 지배

Abstract

미국은 국제관계 및 국제법질서를 주도하면서도, 여타 국가들과 다르게 행동한다. 이 글은 국제관계에서 빈번하게 여타 국가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미국의 행태를 설명하고, 그 행태가 국제법질서 내에서 어떤 의미와 효과를 갖는지를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미국은 대외관계에서, 특히 국제법관계에서 예외주의 태도를 취한다. 그 예외주의는 미국이라는 국가가 그 기원, 신조, 역사발전 및 제도 등에서 여타 국가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예외주의의 원인은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전 세계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계몽적 사명감과 메시아적 소명의식이 국제법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강대국의 속성에 있다. 미국의 예외주의는 첫째, 국제법관계에서 서명한 조약을 비준하지 않거나 비준한 경우에도 준수하지 않는 ‘면제’, 둘째, 적대국가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자신과 자신에게 우호적 국가에게는 보다 허용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이중기준’, 셋째, 국제법의 국내 적용을 차단하여 미국 국내법질서가 외부규범으로부터 단절될 수 있도록 만드는 ‘법적 고립’을 활용한다. ‘법의 지배’ 차원에서 볼 때, 예외주의에 입각한 미국의 국제법관계에서 보여준 태도는 ‘형식적 법의 지배’로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옅은 차원의 ‘법에 의한 지배’에 가깝다. 또한 최근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국제적 법의 지배’의 강화 차원에서 볼 경우, 새로운 국제질서의 기초자로 행동하는 미국은 ‘국제적 법의 지배’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미국이 수립하려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미국의 자유민주주의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사명감을 고수하는 한 ‘국제적 법의 지배’의 증진에 대한 기여는 비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