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라이베리아의 버지니아출신 엘리트

Abstract

이 연구는, 19세기 초 버지니아의 자유흑인들 증에서도 미국의 흑인들을 위한 식민지였던 라이베리아로 이주해 간 자유흑인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들이 어떤 배경과 어떤 직업을 가졌으며, 왜 아프리카로 이주할 것을 선택하였는지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당시 버지니아 자유흑인들에 대한 큰 그림을 완성하는 데에 일조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버지니아는 가장 많은 이주민을 라이베리아로 보낸 주로서, 그들 중 특히 1820년대 및 1830년대 초에 건너간 자유흑인들은 라이베리아의 엘리트가 된 이들이었다. 그들은 백인 노예소유주와 흑인노예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백인 부모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될 때 대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돈이나 수단을 제공받았다. 또한 특정 기술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었던 노예들 중에서는 스스로 값을 치르고 자유의 몸이 된 이들도 있었다. 두 그룹 모두 기술, 혹은 물질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흑인들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들은 또한 대다수의 라이베리아 이주민들보다 교육수준이 높았다. 그러나 아무리 경제적으로 다른 흑인들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완전한 미국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린다는 것은 도무지 불가능한 것이었다. 버지니아의 자유흑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특히 1831년 노예반란이 일어난 직후 자유흑인들에 대한 인종적 탄압이 거세지자, 때마침 전개되고 있던 아프리카식민운동이 이들 자유흑인들에게 긍정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흑인들만을 위한 식민지에서 그들은 경제적, 사회적, 더 나아가 정치적 권리를 누리고 성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실제로 라이베리아는 ‘갖추어진’ 자유흑인 이주자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자신들이 소유한 재산과 기술, 무역인맥 등을 활용하여 아프리카-미국 간 무역이나 라이베리아 내의 상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그들은 더욱 더 경제적으로 탄탄한 토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렇지 못한 이들 중에는 종교적 기회가 있었다. 라이베리아에서 선교의 주도권을 형성하고자 경쟁하던 미국의 교회들이 이주자들 중에서 선교사 혹은 목회자를 임용하여 금전적 지원을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동시에 종교 활동을 하머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무역이나 상업에까지 경제영역을 확대하기도 하였다. 버지니아 출신 상위층 자유흑인 이주자 엘리트의 정점은 그들이 성취한 정치적 지위와 권리였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을 갖고 있었던 그들은 자연스럽게 라이베리아에서 사회적, 정치적 지도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라이베리아가 미국식민협회의 지원과 통치아래 있었을 때조차 그들 중 몇몇은 이미 미국의 자유흑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공직에 임명되기도 하였다. 더욱이 1847년에 라이베리아가 독립공화국이 될 때, 12명의 제헌회의 의원들 중 여섯 명이 버지니아 출신이었으며, 첫 대통령인 조셉 로버트도 버지니아 출신의 엘리트였다. 이 외에도 판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각료 등 각종 공직에 진출한 이들 중 거의 절반 이상이 버지니아로부터 건너와서 엘리트로 자리 잡은 이들이었다. 바로 이들이 향후 100년 이상 라이베리아 권력의 핵심을 이루는 집단의 뿌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