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화가 나고 슬퍼요: 어린이의 슬픔과 분노 돌보기

Abstract

1960년대 영미권 아동문학의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청소년들의 사회적, 감정적 ‘문제’를 다룬 사실주의 작품의 등장이었습니다. 서구사회가 어른들과는 구별되는 어린이들만의 독특한 특성에 눈을 뜨면서 아동문학은 출발했고, 이후 오랫동안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라는 ‘당연한’ 전제 위에서 발전해 왔으며, 이런 전제는 청소년들의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성과 죽음 같은 주제나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은 어린이들의 내면세계 밖에 존재하거나 존재해야 하는 어른들의 경험이자 감정으로 간주되곤 했습니다. 20세기 후반, 영미 아동청소년 문학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사실주의 소설들은 ‘어린이는 어른과 다르다’라는 전제에 질문을 던집니다. 최근 들어서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에서도 어린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탐구하고 이에 진지하게 반응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어린이 책의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져 온 소위 ‘부정적인’ 감정을 다룬 세 권의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슬픔과 분노와 상실감은 인간이 살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어린이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며, 그 자체가 부정적이라기보다 성장의 한 과정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다루느냐가 중요함을 이 책들은 이야기합니다. 이 책들을 통해 어른과 어린이 독자 모두 우리 안에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